프로젝트를 옮기면 AI가 처음 만난 사람이 된다
지난주에 사고를 하나 냈다.
설정을 잘못 만져서 운영 서버의 관리자 로그인이 통째로 깨졌다. 원인을 찾는 데 한참 걸렸고, 고치고 나서 클로드 코드 메모리에 적어뒀다. 다음엔 이러지 말 것.
며칠 뒤, 다른 프로젝트에서 똑같은 사고가 났다.
기록을 안 한 게 아니었다
처음엔 내가 기록을 게을리했나 싶었다. 아니었다. 분명히 적어뒀고, 그 파일은 지금도 남아 있다.
문제는 어디에 적었느냐였다.
클로드 코드의 메모리는 프로젝트별로 갈린다. A 저장소에서 일하며 적은 것은 A에서만 보인다. B 저장소를 열면 클로드는 그 기록을 읽지 못한다. 나는 그걸 알면서도, 매번 "지금 이 프로젝트에서 배운 것"을 그 프로젝트 메모리에 넣고 있었다.
세어봤다. 프로젝트 7곳에 43건. 서로 안 보이는 채로 흩어져 있었다.
그중엔 어느 프로젝트에서든 알아야 하는 것들이 섞여 있었다. 방금 그 로그인 사고 같은 것. 그건 A만의 교훈이 아니라 설정을 만질 때마다 지켜야 할 규칙이었다.
내가 뭘 하고 있었는지 알게 된 순간
정리하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.
나는 AI에게 일을 시켜온 게 아니라, 매번 새 사람을 뽑아서 인수인계를 하고 있었다.
새 프로젝트를 열 때마다 나는 같은 설명을 다시 한다. 어떤 식으로 코드를 쓰는지, 뭘 조심해야 하는지, 지난번에 뭘 실패했는지. 상대는 유능한데 기억이 없다. 그래서 유능함이 매번 처음부터 시작한다.
혼자 일하는 사람에게 이건 꽤 큰 손실이다. 팀이 있으면 옆자리 사람이 기억해주는데, 혼자면 그 자리가 비어 있다.
그래서 방식을 다시 짜는 중이다
지금 3주째 하고 있는 일은 대충 이런 것들이다.
- 어디에 뭘 적을지 기준을 하나로 정하기 — "이건 여기서만 맞는 말인가, 어디서나 맞는 말인가"
- 반복되는 일을 하는 담당을 나누고 이름을 주기
- 판단이 갈릴 때마다 왜 그렇게 정했는지 남기기
거창해 보이지만 대부분은 파일 몇 개다. 다만 그 파일들이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가 생각보다 중요했고, 그걸 몰라서 위 같은 사고가 났다.
앞으로 이 과정을 하나씩 적어보려고 한다. 잘 된 것보다 틀렸던 것이 더 많을 것 같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