git shortlog 로 이력서를 검산하니 2년 8개월이 없었다
직접 쓰고 한 달 전까지 갱신해 온 프로필 문서에, 커밋 2,042개짜리 레포가 빠져 있었다
이력서를 쓸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여는 건 내가 정리해 둔 프로필 문서다. 프로젝트 목록이 이미 적혀 있고, 한 달 전까지 갱신해 왔으니 여기서 옮겨 쓰면 끝날 것 같았다.
2026-08-25, 그렇게 시작했다. 다만 옮기기 전에 숫자를 보태려고 ~/git 의 레포 26곳을 실측했다. 커밋 수, 기간, 내 기여 비중을 세는 단순한 작업이었다.
거기서 레포 하나가 걸렸다. 커밋 2,042개, 2022년 8월부터 2025년 1월까지, 내 기여 67%. 2년 8개월짜리다. 그런데 프로필 문서에 이름조차 없었다.
레포 이름이 낯선 약어라 처음엔 뭔지도 몰랐다. package.json 을 열었더니 name 필드가 내가 아는 제품 이름이었다. 지금도 도메인만 바꿔 돌아가고 있는 서비스의 첫 버전이었다.
문서와 git 이 어긋난 곳이 세 군데 더 있었다
하나가 빠져 있었다는 걸 알고 나니 나머지도 믿을 수 없어서 대조해 봤다.
- "경기 기록을 매판 자동 수집·분석" 이라고 적힌 서비스 → 레포에 그 API 를 부르는 코드가 0건이었다. 실제로는 사용자가 스크린샷을 직접 올리는 구조였다
- "실제 학교에서 쓰고 있다" → 명단이 아직 0명이고 첫 수업이 이틀 뒤였다
- "현지 출장에서 검증" → 그 문서 자신이 아랫줄에 "실사용 여부 미확인" 이라고 적어놨다
세 번째 줄이 제일 이상했다. 문서 안에서 이미 반박당해 있는 문장을 내가 한 달 동안 그냥 두고 봤다는 뜻이다.
순서가 뒤집혔다
처음엔 실측을 보조 수단으로 생각했다. 문서에 적힌 항목을 채우고, 숫자만 git 에서 보태자는 정도였다. 문서는 내가 쓴 것이고 계속 갱신해 왔으니 틀릴 이유가 없다고 봤다.
빠진 2년 8개월을 보고서야 생각이 바뀌었다. 문서는 「내가 그때 기억해서 적은 것」이고 git 은 「실제로 일어난 것」이다. 둘이 어긋날 때 이기는 쪽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는데, 나는 매번 문서를 먼저 열고 있었다.
특히 걸리는 건 빠진 항목은 티가 안 난다는 점이다. 틀린 줄은 읽다가 걸리기라도 한다. 위의 세 줄이 그랬다. 그런데 없는 줄은 읽어도 아무 일이 안 일어난다. 그게 2년 8개월이어도 그렇다.
바꾼 것
- 프로필 문서를 네 곳 고쳤다. 지우지 않고
~~옛 내용~~ → 정정(날짜)로 남겼다. 같은 착각이 되살아나는 걸 막으려고 - 이력서에 들어간 모든 수치에 근거를 붙였다. 커밋 수는
git shortlog, 데이터 규모는 운영 DB 조회. 근거를 못 찾은 항목은 뺐다 - 순서를 뒤집었다. 먼저 실측하고, 문서는 「빠진 게 없나」 확인용으로 나중에 연다
그 2년 8개월짜리 레포는 결과적으로 이력서에서 제일 중요한 항목이 됐다. 다른 프로젝트가 전부 혼자 만든 것이라, 여럿이서 일한 근거가 그것 하나뿐이었다. 빠진 채로 냈으면 팀 경험이 없는 사람으로 읽혔을 것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