「티어」를 grep 하니 인쇄 보고서가 걸렸다
반마다 성장 지표를 다르게 넣었는데, 정작 문제는 회차 화면 밖에 있었다
데모 화면을 보여줬는데 "별로다"라는 한마디가 돌아오는 경우가 있다. 기능은 다 되는데.
방과후 eSports 코칭 앱이다. 광주 고등학교 4곳에서 발로란트와 롤을 가르치고, 매주 학생 성장을 티어로 기록하는 화면이 있었다. 티어 드롭다운(아이언~챌린저) 하나에 자유 텍스트 메모 칸 하나를, 학생마다 항상 같이 보여줬다.
"별로다"의 원인은 메모 칸이었다. 줄이 학생마다 하나씩 붙으니 화면이 두 배로 길어졌다.
그런데 더 큰 지적이 뒤에 붙었다.
"학교마다 핵심 지표가 랭크가 아니라 CS 같은 숫자일 수도 있다."
게임 랭크 자체를 안 쓰는 학생도 있을 수 있다는 말이었다. 이건 칸 하나 접었다 펴는 문제가 아니다.
세 안 중 A 와 B 를 가른 질문 하나
- A. 반을 만들 때 지표 종류를 고른다 — "티어" 또는 "직접 입력"(라벨을 직접 정하는 숫자, 예: CS). 그 반 전체 화면이 그걸로 통일된다
- B. 학생마다 지표 종류를 따로 고른다 — 더 유연하다. 대신 학생마다 선택 칸이 하나씩 더 붙으니 애초에 "별로다"를 만든 원인이 그대로 되살아난다
- C. 지표 추적을 포기하고 자유 기록만 남긴다 — 제일 단순하지만 "성장을 눈에 보이게 추적한다"는 원래 제품의 약속을 접는 것
A 와 B 를 가른 건 질문 하나였다. "같은 반 안에서 학생 A는 랭크, 학생 B는 CS 로 실제로 섞어 쓸 일이 있는가." 그런 사례가 없다고 판단해서 A 로 갔다.
classes 테이블에 growth_metric_type(tier/number)과 growth_metric_label 컬럼을 추가했다. 기존 반은 전부 기본값 tier 로 채워져서 화면이 그대로 유지된다. 회차 화면은 반이 고른 지표 하나만 보여준다 — 티어면 드롭다운 하나, 숫자면 라벨이 붙은 입력칸 하나.
회차 화면만 고치고 끝냈으면 안 걸렸다
"티어"라는 단어가 회차 화면 말고 다른 데도 하드코딩돼 있었다. 10주치를 모아 인쇄하는 보고서다.
- 표 헤더가
티어 변화 - 요약 문구가
평균 성장 N단계
숫자 지표를 쓰는 반이었으면 인쇄물 칸 안에는 132 → 180 이 찍히고, 그 칸 제목은 티어 변화, 평균은 48.0단계로 나올 뻔했다.
화면을 다 고쳐놓고 "다 고쳤다"고 하기 전에 같은 단어로 레포 전체를 grep 해서 잡았다. 회차 화면 하나만 고치고 끝냈으면 발견되는 곳은 학부모가 받는 인쇄물이었을 것이다.
새로 만든 단어가 안 통했다
다른 하나는 어휘였다. 반 만들기 화면의 라디오 버튼을 처음엔 "티어 사다리" / "숫자 기록" 으로 지었다. 담당자 반응은 "와닿지 않는다"였다.
앱의 다른 화면들은 전부 그냥 "티어"라고만 부르고 있었다. 이 화면에서만 "사다리"라는 새 단어를 만들어 쓴 게 원인이었다. "티어" / "직접 입력" 으로 바꾸니 끝났다.
바뀐 건 컬럼 두 개, 회차 화면, 인쇄 보고서 두 군데, 라디오 버튼 라벨이다. 기존 4개 학교 반은 기본값으로 들어가서 손댄 게 없다.